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 중 하나
실속(失速, stall) 은 비행기의 날개를 지나는 공기 흐름이 날개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 양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. 비행기가 공중에 떠 있기 위해서는 날개에서 충분한 양력을 발생시켜야 하는데, 양력은 비행기의 속도와 날개의 모양, 공기의 흐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. 비행기의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, 날개의 받음각이 너무 클 때, 또는 공기의 흐름이 불안정할 때 실속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 실속이 발생하면 비행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고, 조종사가 조종을 하기 어려워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 조종사는 실속을 예방하기 위해 비행기의 속도와 고도를 적절히 유지하고, 날개의 받음각을 조절해야 합니다. 비행기의 엔진 출력을 높여 속도를 증가시키거나, 날개의 받음각을 줄여 양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.
실속의 발생 원인
1. 임계 받음각 초과
실속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날개의 받음각(angle of attack)이 임계점을 초과할 때 발생합니다. 받음각이 너무 커지면 날개 윗면의 공기 흐름이 분리되어 양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.
2. 속도 감소
비행 속도가 너무 낮아지면 충분한 양력을 생성하기 위해 더 큰 받음각이 필요해집니다. 임계 받음각 초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
3. 과도한 하중
급격한 선회나 상승 시 항공기에 과도한 중력이 작용하면 실속 속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.
4. 결빙
날개나 다른 표면에 얼음이 형성되면 공기역학적 형상이 변형되어 실속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.
5. 난기류
강한 난기류는 항공기의 받음각을 갑자기 변화시켜 실속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
6. 무게중심 변화
항공기의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하면 기수가 들리면서 받음각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.
7. 엔진 고장
다발 엔진 항공기에서 한쪽 엔진이 고장 나면 비대칭 추력으로 인해 요잉 모멘트가 발생하고 받음각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.
8. 조종 미숙
부적절한 조종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받음각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.
9. 고도와 대기 밀도
높은 고도에서는 공기 밀도가 낮아 같은 양력을 얻기 위해 더 높은 받음각이 필요합니다.
10. 설계 문제
일부 항공기 설계는 다른 것보다 실속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, 후퇴익 설계는 특정 조건에서 윙팁 실속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.
실속으로 인한 항공 사고 사례
1. 에어프랑스 447편 추락 (2009년)
- 장소: 브라질 해안에서 약 1,000km 떨어진 대서양 상공
- 원인: 피토관 결빙으로 인한 속도계 오작동, 부적절한 조종사 대응
- 결과: 승객과 승무원 전원 228명 사망
- 세부 내용: 고고도에서 피토관 결빙으로 속도 정보가 부정확해졌고, 조종사들이 상황을 잘못 판단하여 항공기를 실속 상태로 만들었습니다. 항공기는 약 4분 동안 실속 상태로 하강하다 바다에 추락했습니다.
2. 콜간 에어 3407편 추락 (2009년)
- 장소: 미국 뉴욕 주 버팔로 근처
- 원인: 조종사의 부적절한 실속 대응
- 결과: 승객과 승무원 49명, 지상 1명 총 50명 사망
- 세부 내용: 착륙 접근 중 저속 상황에서 실속 경고가 울렸지만, 기장이 부적절하게 대응하여 항공기가 완전히 실속 되었습니다.
3.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8501편 추락 (2014년)
- 장소: 자바해
- 원인: 러더 트래블 리미터 시스템 문제와 부적절한 조종사 대응
- 결과: 승객과 승무원 전원 162명 사망
- 세부 내용: 러더 시스템 문제 해결 과정에서 조종사가 자동조종장치를 해제하고 급격히 상승하다 실속에 진입했습니다. 고고도에서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.
4. 스탈 에비에이션 9261편 추락 (2015년)
- 장소: 이집트 시나이 반도
- 원인: 테일플레인 손상으로 인한 조종성 상실 및 실속
- 결과: 승객과 승무원 전원 224명 사망
- 세부 내용: 이전 사고로 인한 테일 부분 손상이 적절히 수리되지 않아, 비행 중 꼬리 부분이 분리되면서 조종성을 잃고 실속에 빠졌습니다.
5. 터키 헬릭스 에어 522편 추락 (2005년)
- 장소: 그리스 아테네 근처
- 원인: 가압 시스템 오작동과 조종사의 저산소증
- 결과: 승객과 승무원 전원 121명 사망
- 세부 내용: 가압 시스템 오작동으로 조종사들이 저산소증에 빠져 의식을 잃었고, 항공기는 자동조종으로 계속 비행하다 연료가 소진되어 실속 후 추락했습니다.